[옒슬] 특별한 붉음
아. 더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. 켁켁거리며 흠뻑 들여마신 가루를 내뱉은 기억이 난다. 무슨 정신에서인지 후추가루를 코로 마셨다고 한다. 전날 과음한 탓이다. 수능이 끝난 고 3은 고삐 풀린 망아지라고 하지 않는가. 나 또한 그런 류였고 원하는 대학에 합격까지 한 지금, 날 구속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. 몸은 미성년자지만, 정신은 어른. 과도기에 서 있는 나였다. ...라고 거창하게 설명은 했지만서도 여러 모로 마음이 복잡하다. 졸업하면 떨어질 친구들이라던가, 허허벌판에 혼자 남겨질 생각이라던가. 언제나 외로움은 견딜 수 없는 것이었다. 새로움 또한 별로 좋아하는 상황이 아니다. 종종 - 어쩌면 꽤 많이 - 외로움으로 변질되기 때문이다. 그렇게 부스스한 정신을 가다듬고, 교복을 챙겨 입었다. 무단 지각은 해..
2차창작/레드벨벳 단편
2017. 12. 8. 22:12